피펫 연대기

액체 일정량을 덜어 운반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기구 중 가장 클래식하고 일반적인 것은 스포이드 ▼

그러나 원하는 만큼 액체 일정량을 취하기 어려워 그런 용도로 보통 사용하는 것이 피펫이다. 길쭉한 유리관에 눈금이 정확히 붙어 있는 기구. 스포이트의 유리 몸통 부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. ▼

스포이트의 고무 부분에 해당하는 것이 필러. ▼ 아래 빨간 고무 제품이 내가 대학 시절 사용했던 필러(세 군데 통로가 있어 각각을 눌러 공기를 빼거나 액체를 끌어올리는 데 쓰인다)로 위 녹색 제품이 다이얼(?)을 돌려 원하는 만큼 액체를 취할 수 있는 신제품이다. 재작년까지 일반고에서 일하면서 가장 첨단 제품으로 사용한 것이 저 녹색 필러다.

그래서 작년에 이 학교에 와보니 신문물이 있었다. 자동 필러. 10mL만 딱 떨어지는 제품으로 충전해 놓고 쓰는 제품이야. 액체가 올라오는 속도로 조절할 수 있으며 입구 부분 검은 쪽에 피펫을 끼워 사용하면 된다. ▼

그리고 이것이 바로 피펫&필러의 라스보스 마이크로 피펫이다. ▼

지난해 말 큰돈을 들여 화학과에서 구입한 제품으로 최대 10mL가 나온다. 끝에 붙어있는 칩의 크기를 보면 알 수 있을 거예요.후후. 마이크로피펫은 원래 극소량을 취하기 위해 주로 생물과에서 사용하는 고가의 기기라고 알고 있었는데 꽤 큰 용량도 옮길 수 있는 제품이 있다니 너무 신기하고 기뻤다.현재 이 피펫을 이용해 1M 염산도 만들고, 만든 염산으로 화학반응에서의 양적 관계를 확인하는 실험 수행평가를 할 때도 사용하고 있다.

PS1:처음에 이 마이크로피펫 사용법을 몰라서 피펫이 고장난 줄 알고 난리가 났는데 업체에 전화해보니 1단이랑 2단에서 눌리더라.ㅋㅋ 아, 창피해.PS2: ‘라떼는요~’ 입으로 피펫을 물고 용액을 빨아들이기도 했대. 물론 유해한 용액을 쓸 때는 필러를 사용했지만요. 애들한테 얘기해주면 ‘에~’ 하는 ㅋㅋㅋ 아 야만의 시절이었구나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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